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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장수 이야기

아부지께서는 새벽부터 힘든 걸음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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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을 바라 보시는 아버지께서는,
당신 아버님의 기일이라 어두운 새벽부터 먼 걸음을 떠나셨다.

야위어 앙상하고 조금만 걸어도 힘겨워 하시면서도,
오늘따라 발걸음은 활기차 보이셨다.

내가 아주 어릴적, 아빠는 많이 젊으셨을 적...
아빠는 고향 댁에 가신다며 흥얼흥얼 거리시면서,
밤색 양복에 흰 고무신을 신고 돌담 길을 내려오고 계셨다.

아빠를 어려워했던 나는 아빠의 처음보는 모습에 의아해하며 '어디 가시냐?'고 여줬던거 같다.
아빠는 흥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우리 집이 간다~'라고 하셨다.

아빠의 차림을 본 나는 또 다시 의아해지기 시작했다.
'근데 왜 양복에다 흰 고무신을 신으셨지?"
아빠는 흥얼 거리시면서 내려 가시고 난 집으로 올라왔다.

엄마에게...
'엄마, 아빠는 고흥 가신단시롬 으째 고무신을 신고 가신다?'라고 여쭸고...

엄마는,
'냅둬라...즈그 집 간께 좋은 갑냐~~'라고 하신것이 뭔가 꼴이 많이 나셨든것 같다. ㅋㅋ

그리고 몇초 후,
'영수거~~~~'

내 이름을 부르는 아빠의 다급한 목소리~~
물론 내 이름을 부르셨지만, 그건 엄마를 부르시는 것이었다.

엄마랑 나, 동생들은 함께 웃었다.
아빠의 다급한 목소리가 흰 고무신 때문이실 테니까~~

아빠는 한켤레 뿐인 밤색 구두를 갈아 신으시고, 뱃 시간에 맞추기 위해 부리나케 돌아 나가셨었다.


그렇게  30년 전 어느 날, 그때의 아빠 모습과
오늘 아침, 늙어 야위신 아부지의 들뜬 모습은 같아 보였다.


고흥이 고향이신 아부지는,
신안군 도초도 섬에 정착을 하신 탓에,
항상 가슴 한켠에 고향을 그리며 사셨을 것이다.

그때 당시엔 목포까지만도 뱃길로 5~6시간이나 되는 거리였으니...
흥이 나셔서 흰 고무신을 신으신 채 나셨을 그 맘이 이해가 간다. ㅋㅋ

작년엔 형님께서도 돌아가시고,
아부지의 고향 댁엔 당신의 형수님만이 고향 집을 지키고 계신다.

친정 엄마 말씀으로는,
힘겨워 하시면서도 조금이라도 움직이실 수 있을 때 다녀 오신다고 힘든 발검을을 하셨다고 하신다.

건강하셔서 고향댁에도 오래 다니시고,
자식들과도 많은 곳을 같이 여행 하실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집으로 이사 오시고서 엄마는 굉장히 좋아하셨다.
바로 큰길 가 집이라...
무거운 물건 머리에 이고 오르내리는 일 없으셨으니 좋으셨을 것이다.

아주 오래된 흙담, 초가집...
이 집에서 몇년을 살다가 지금 현재의 집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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