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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장수 이야기

친정 엄니 운전면허증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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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아부지 돌아 가시고

엄마 혼자 농삿일 하시기가 정말 힘드셨나 봅니다.

 

'그래도 느그 아빠 있을 때는 고추를 따든, 콩을 메든, 시금치를 하든 다 경운기로 실어 왔는디...'

 

그렇게 1년 여를 보내시더만

무슨 일이 있어도 운전 면허를 따시겠다고 벼르시더니

드디어 이번 달 초에 시작하셨습니다.

 

매일 배를 타고 목포로 나오셔야 하는데

다니시는 것만으로도 힘드시겠다 걱정이 되드라구요.

날도 더운디...

 

근데 왠걸~

뭰! 운전면허 시험이 왜 이리 간소 해 졌데요? ㅡ..ㅡ

 

이제는 장내 기능 2시간, 학과 5시간만 채우면

바로 시험을 볼 수 있드라구요.

순서도 장내 기능이든 필기든 상관이 없구요.

 

단, 도로주행은 필기시험을 합격해야만 응시 할 수 있구요.

 

다행히(?)도 울 엄니

매일 배 타고 목포 나다니지 않으시게 되어 좋기는 하나~

요래 갖고 운전을 하실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드만요. ㅜㅜ

 

 

 

오전 9시부터 기능 2시간

오후 1시부터 학과 5시간

수업을 받고 오시자 마자 씻고 바로 필기 공부부터 하셨습니다. ㅎㅎ

 

울엄니 생전에 처음으로 시험이라는 것을 보시는 거라

무쟈게 떨리고 긴장되고 그러셨든가 봅니다.

 

집에 오시믄 항상

집 정리부터 해 주셨었는데 ㅋㅋㅋ

 

 

 

 

남편이 열심히 설명 중입니다. ㅋ

접시는 핸들이고~

볼펜은 깜빡이 넣는 것 입니다. ㅋㅋ

 

이 지경(?)인데

울 엄니 맘은 오죽 하셨겠고

지켜보는 저는 오죽했겠는지~ ㅋ

 

울엄마 말씀;

"차라리 깜빡이라고 말해주믄 좋을텐디...깜빡이라고도 안하고 무시라 하든디..."

 

방향 지시등이라고 했겠죠~~~ ^..^

 

밤새 그날 2시간 동안 배우신 것을 연습을 하셨습니다. ㅎㅎ

"안전벨트 메고, 시동 키고, 요거(깜빡이) 한번 내리고, 다시 올리고, 또 우그로(위로) 한번 올리고, 유리창 딲으고, 요거(기어) 내리고, 다시 올리고, 그라고 출발..."

 

하요... 제 속이 깝깝했겄죠~ 잉~~ㅎㅎㅎ

 

하튼 그렇게 하라 그랬다고

밤새 저 순서를 외우고 외우고 또 외우셨지요~

 

 

 

 

 

운전 조작 방법을 하나씩 알려 주신 건데

엄니는 시험 볼 때의 순서인 줄 아셨든 거지요. ㅜㅜ

 

다음 날 시험장에 따라 갔다가

혹시나 해서 젊은 언니들한테 물어 봤더니

고것이 아니라데요. ㅠㅠ

 

안내 멘트에 따라 조작 방법을 해 나가는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엄마가 마지막 순번이어서

엄니한테 용어를 정확히 말씀 드리며 설명을 드렸더니

"아니여...나는 할 수 있어...꼭 할것이여..."

그러시곤 차에 오르셨어요. ㅡ..ㅡ

 

 

 

 

제가 완전 긴장~~

 

엄니께서 차를 타시자 마자

의자에 앉아 거리 조절을 하시고는

안전벨트를 메시고, 시동을 켜시더라구요.

 

옆에 계시던 분은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시고...

근데 컴퓨터 실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

 

안전벨트만 메고 기다리고 기시다가

시동을 걸라는 멘트가 나오면 시동을 걸어야 한디 ㅜㅜ ㅋㅋ

 

다행히도 첨 부터 다시~~

 

멘트가 나왔는지 시동을 거시드라구요.

근디...그 다음엔 한참을 가만히 계시는 거에요. ㅜㅜ

'에이고...무슨 말씀인지 못 알아 들으시나 보다...' 싶었는데~

 

좀 있으니 와이퍼가 찔끔 움직이다 말고, 물도 찔끔 나오다 말고...

그러다가 다시 와이퍼가 정상적으로 쓰윽~싹~ 쓰윽~싹~

글드만 완전 빨리 쓱싹쓱싹쓱싹 거리네요. ㅜㅜ

그러다 다시 쓰윽~싹~ 쓰윽~싹~ 

 

ㅋㅋㅋㅋㅋ

그 상태로 주행을 하셨습니다.

끝까지~~

중간에 가시다가 돌발도 하시고 ㅎㅎ

 

시험 감독분들이 비가 많이 와서 그런다며 웃으시더만요~ ㅎㅎ

 

 

 

 

과정이야 으찌 되았든 장내 기능은 합격은 했어요~~ ^______^

 

 

 

"엄마, 어떤 할머니는 996번인가에 필기 시험 합격 하셨다요~"

"엄마도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해 부쑈~"

 

"웜메~ 그렇게나 오래 걸렸어야?"

"몇번에 하든 나는 할거야~"

 

그날 저녁부터 바로 필기 시험 공부에 돌입하시드라구요.

 

 

 

나주에 가서 시험 보셨는데

처음 월요일에 '57점' 으로 떨어졌다고

문자를 하셨드라구요.

 

목요일에 '59점'

다음 월요일에 '57점'

목요일에 '71점'

 

 

제 우려와는 달리 처음부터

제 예상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내시더니

4번만에 딱~ 합격을 하시네요.

 

울엄니 장한 엄니, 멋진 엄니~

 

 

저는 30점대의 점수가 나오지 않을까 했었거든요.

용어들이 생소한데다 너무 어려우니까요.

 

더더군다나 울 엄니는

부모님께서(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엄마가 두살 되던 해에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겨우겨우 어깨 너머로 글을 배우신 터라

맞춤법도 틀리고, 글씨도 삐뚤빼뚤 하시거든요.

 

울엄니 제대로 배우셨으믄 뭐라도 하셨을거 같은디...^^

 

 

농사일 하시면서

아무리 피곤하셔도

매일 일기를 쓰고 계신답니다.

 

 

 

 

 

 

엄니 필기 합격하신 날 채식 뷔페 가서 맛나 저녁 먹었어요. ㅋㅋ

 

이제 도로주행만 남았는데

장마가 지나고 나면 도전해야 할것 같아요.

 

울엄니의 목표는 올해 꼭 트럭을 사시는 겁니다. ㅋ

그래서 그 차로 고추도 따 오고,

콩도 실어 오고,

시금치도 실어오시는 것이 목표시지요~

 

엄니는 잘 하실거구만이롸~~

근디 솔직히 도로주행은 시간 좀 걸릴 거 같어요.

안전하게 해야 헝께요~~

 

 

울 엄니는 항상

자식들에게 손자, 손녀들에게

참 좋은 본보기 십니다.

 

울엄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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