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품앗이를 해서
저희 집을 마지막으로 온 동네의
고추 심기를 마쳤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엔
농기계가 많지 않아서 품앗이를 해야만 했었고
농기계가 많이 보급 되고
자식들의 손을 많이 빌릴 수 있었을 때 쯤엔
품앗이를 하지 않아도 되어 활성화 되지 않았었는데
이젠 시골이 노령화 되어 가고
자식들은 장성 해 도시로 떠나버려
아주 작은 것들까지도 품앗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지요.
동네 가구 수도 많지 않다 보니
순번을 정해서 고추 심기를 시작하여
저희 친정 집을 마지막으로 고추 심기를 마쳤습니다.
도초엔 밭이 참 귀합니다.
밭 농사는 모든게 사람 손을 빌어야 하기 때문에
그나마 평지에 있던 밭들은 다 논이 되었지요. ^^
이 밭은 참 귀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겨울에 섬 시금치 농사에는 아주 제격이지요.
논에 심을 수 있는 섬 시금치 품종은
썩 맛있는 품종이 아니기 때문에
이 밭은 참 귀한 밭이 되었습니다.^^
친정 아버지가 계셨던 작년까지만 해도
경운기로 직접 밭을 갈고 하셨었는데
올해는 친정 엄마께서 밭을 가셨어요.
친정 아부지 살아 생전
"나는 느그 아빠 없어도, 절대로 다른 여자들 처럼 경운기 안 끗을 것이여~"
그런데 막상 현실이 되고 나니
어쩔 수 없으셨든지
친정 엄마께서 직접
경운기를 천천히 끌고 오셔서
밭을 갈으셨답니다.
가장 자리부터 죽~ 도는데
갑자기 경운기 소리가 이상해 지더니
엔진이 멈추더랍니다.
뭔일인가 보니
기름통에 구멍이 나서 기름이 다 새어 버린 것이었지요.
"기름도 한나 까득 담어가꼬 왔는디...아까 죽겄어야..."
"기름통이 샌지 으짠지도 모르고 끗고 나왔으니 원...이렇게 암끗도 모른디...앞으로도 깝깝하다..."
그래도 용감하신 울 엄니
참 대단하시단 생각 입니다.
5월에는 운전 면허에 도전하신 답니다.
차가 있어야 콩도 실어 나르고
시금치도 실어 나르겄다고 도전하신 다네요.
울 엄니 파이팅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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