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들은 다 담그셨어요?
저는 지난 주에 장 담는 날에 관한 새로운 것을 알았어요.
지난 6~7일에 장 담글 천일염을 굉장히 급하게 구입하시는 분들이 계셨지요.
전화 주셨던 그 분들 모두가 3월 9일에 꼭 장을 담가야 한다는 겁니다.
근데, 전화 주셨던 때는 주말이라 발송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아시기 때문에 맘이 더 바뿌셨던거 같아요.
저는 첨에 '오늘 전화 주신 분들은 다들 9일날 시간이 나신가 보네...'라고 생각했지요.
근데 계속 그런 주문 전화가 이어지니, 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분께 여쭸지요.
그란디 그분 말씀이...
"말 그려진 날 장 담그면 좋다고 해서요..."
"말 그려진 날요?"
"네...9일날이 말 그려진 날이잖아요 ㅎㅎ"
'말 그려진 날...말 그려진 날...말 그려진 날...' 그러면서 정신없이 머리 속을 헤집고 있는데,
그 순간 얼핏 스치는 그것!!
큰 달력. 이 떠오르더라는 겁니다 ㅎㅎ
달력 중에 사진은 없고,
숫자만 나온 큰 달력...아시나요?
바다 물때(밀물, 썰물)도 나오고, 조금(밀물이 가장 낮아 썰물과의 차이가 가장 작은 때)도 나오고, 12띠도 나오고 하는 달력이요~
그 달력에서 스치듯 말이 그려진 것을 본거 같아요 ㅎㅎ
그 날 장을 담그면 좋다고...
저는 첨 들었어요.
하튼, 3월 9일이 말이 그려진 날이었답니다. ^^
근데 옛날엔 이쪽 지역에서 이런 말도 있었데요.
'닷세 날 담근 장은 달고, 엿세 날 담근 장은 엿 같다'는... ㅎㅎ
말의 어감에 따라서 나온 말인거 같아요~ ^.,^
오늘도 서두가 길었습니다 ^^
ⓒ 소금장수네 엄니.
울 친정 엄니 장 담그실라고 항아리 닦다가 항아리를 깨셨다고 애가 타시네요.
"엇~~~따 아깐거 참말로......딴것 다 놔뚜고...하필이믄 죤 놈을 깨 부렀써야...아까 죽겄네..."
그날 친정 아부지께선 서울 병원에 다녀 오셨었는데, 깐깐하신 울 아부지 깨진 항아리 보고 그냥 넘어 가실리 없으시죠.
"웟~~~따 으짠다고 또 옹구를 깨 부렀으까...? 조씸해서 해야한단 말이제...또 하필이믄 죤 놈을 깨부렀네잉~"
"내가 깨고 싶어서 깼으까..? 나도 애써서 조심한다고 한디도 깨져분 것을 내가 으찌께 하까...?"
ⓒ 소금장수네 엄니.
울 친정 엄니, 아부지는 지금도 티격태격 잘 하셔요.
지난 겨울엔 시금치 하시면서도 얼마나 티격태격 하셨든지,
울 엄니께서 그러시드라구요.
'일은 내가 다 해도 잘했단 소리 한번 안한시롬.....'
'이 정도 하믄 됐제, 뭇을 을마나 더 잘해야 하까?'
'눈만 뜨믄 산으로...들로...쏘 다니고 사람 죽겄구만...'
엄마께서 넋두리 처럼 쏟아내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그냥 웃었지만,
듣고나니 맘이 많이 안좋드라구요.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야고, 이젠 적당히 하시라고 말씀드렸드니..
그래도 나 다니믄, 사람들도 만나서 얘기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듣고, 그 맛에 댕기제...라고 하시데요.
'울 엄마는 안 늙으실 줄 알았드만..."
저는 요즘 이 말을 입버릇 처럼 달고 사네요.
그러면 울 엄만 그러시죠.
'세월이 을만디...느그 엄마라고 안 늙으겄냐...'
허긴...세월이 을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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